종이접기로 펼치는 상상의 나래,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

2020-09-21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종이접기는 훌륭한 놀이 수단 중 하나였습니다. 문방구에서 200원짜리 색종이 하나를 사면 그날 하루는 놀 걱정이 없을 정도였죠. TV에서 틀어주는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도 종이접기는 빼놓을 수 없는 코너이기도 했고요.


게임명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
개발사
인텔리전트시스템/닌텐도
장르
어드벤처
플랫폼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
이용등급
전체이용가
가격
64,800원
'가족과 함께' 점수
10점 만점에 8점
추천 자녀 연령
종이접기에 흥미가 있는 6~13세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종이접기는 훌륭한 놀이 수단 중 하나였습니다. 문방구에서 200원짜리 색종이 하나를 사면 그날 하루는 놀 걱정이 없을 정도였죠. TV에서 틀어주는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도 종이접기는 빼놓을 수 없는 코너이기도 했고요.


그런 종이접기는 요즘에는 추억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종이접기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김영만 씨가 오랜 만에 공중파에 나왔을 때는, 과거 김영만 씨를 보며 자라 온 어른들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반가워했죠.


종이접기, 그리고 김영만 씨를 추억하는 부모님이라면 '우리 아이에게도 종이접기의 재미를 가르쳐주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셨을지도 모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은 아이들이 종이접기에 흥미를 심어줄 수 있는 게임입니다.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은 슈퍼마리오 시리즈의 외전작 '페이퍼 마리오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이름처럼 슈퍼마리오의 세계가 종이로 표현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인 게임이죠. 종이에 캐릭터를 그리고 오린 듯한 '팔랑팔랑'과 세상을 종이접기로 만들려는 '종이인형 군단'의 대립을 그리고 있는 이번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은 그런 특징을 극대화한 게임입니다.


얼핏 보면 캐릭터만 종이처럼 표현된 게임이라 볼 수 있지만,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의 세계는 정말 모든 것을 종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무나 바위, 건물, 심지어 물까지 모두 종이죠. 처음에는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모험을 진행할수록 종이로 표현했기에 가능한 연출들을 볼 수 있어 눈이 즐겁습니다.


물도, 불도 모두 종이!


게임 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콘셉트 아트. 직접 종이를 접어보며 게임 내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끊긴 다리를 연결하는 연출도 종이답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스티커를 떼면 접혀있던 다리가 펼쳐지는 식으로 말이죠.


동서남북 종이접기도 활용에 따라서는 이렇게 무서울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문방구들이 '팔랑팔랑'에게는 매우 위협적인 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딱 봐도 치명적일 것 같은 '가위'부터 마리오를 움직일 수 없게 고정해버리는 '스테이플러', 여기저기에 구멍을 내는 '펀치', 전투 필드를 붙여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만드는 '테이프' 등 문방구의 특성을 게임에 잘 녹여내고 있죠.


평범하게 생긴 문방군단의 보스들. 하지만 마리오도 종이인지라 꽤나 무시무시합니다. 특히 가위는...


'팔랑팔랑'인 마리오도 자신의 오빠인 '올리 왕'의 야망을 막으려는 종이인형 '올리비아'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종이접기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길게 늘어나는 '종이손'입니다. 모험을 하며 발견하는 수상한 장소에서 종이손을 사용해 숨겨진 것을 발견하거나 길을 열 수 있고, 전투에서도 상대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종이손을 활용하는 부분은 손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종이손으로 표현했다고 보면 됩니다. 양손을 모아 공격하는 단순한 활용부터 색연필 보스의 케이스를 닫아 공격을 막거나 고무줄 보스를 잡아당겼다 놔서 대미지를 줄 수도 있고, 가위바위보나 종이 씨름을 하는데도 사용되죠. 이런 표현들이 실제 종이인형을 갖고 노는 느낌과 꽤 비슷합니다. 아이들이 종이접기에 흥미를 갖는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다양한 종이손 활용. 참고로 종이손은 조이콘의 자이로 조작이나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하는데요, 가급적이면 양손에 조이콘을 쥐고 자이로 조작을 추천합니다.


플레이에 있어 주의해야 할 부분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은 1인용 게임입니다. 부모님이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즐길 수도 있지만, 혼자서 즐길 수도 있는 게임이죠. 전체이용가 게임인 만큼, 폭력적인 장면이나 선정적인 장면은 전혀 나오지 않지만, 아이의 연령이나 성격에 따라서는 무섭다고 느낄 수 있는 장면이 일부 등장합니다. 그러므로 다음에 소개하는 장면의 설명을 보시고 부모님의 판단에 따라 개입 여부를 결정하시면 좋겠습니다.


1. 보라종이리본 구역 '프린세스 피치호'

'산들바람 계곡'에서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망망대해'로 나와 프린세스 피치호를 탐색하는 파트. 난파선이라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둡고 우중충해 무서움을 느낄 수 있음.


2. 노랑종이리본 구역 '키노피산드리아'의 램프 가게

스토리상 반드시 거쳐야하는 곳으로, 표정을 알 수 없는 무쵸오의 표정을 맞히는 게 목표. 처음 세 번은 어떠한 답을 말해도 오답 처리되며, 이후 1,000 코인을 낸 뒤 '웃는 표정'이라고 답해야 통과. 화면에 가득 나오는 무우쵸의 얼굴이 꽤 무서울 수 있으며, 1,000 코인을 내지 않으면 바로 게임오버가 되기 때문에 부조리하다고 느낄 수 있음.


램프 가게의 무우쵸. 문제를 틀릴 때마다 점점 다가와서 더 무섭습니다.


3. 노랑종이리본 구역 '키노픽추'

중간에 얼굴에 동그란 구멍이 생긴 키노피오들이 등장함. 해당 구역의 보스 '펀치'로 인해 구멍이 난 것이지만, 얼굴에 구멍이 난 키노피오들의 움직임이 마치 좀비 같고, 원인을 알기 전까지는(알고 난 후에도) 무서울 수 있음. 해당 키노피오들이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깜놀 연출도 있으므로 다소 주의가 필요.


모르고 보면 어른도 놀랄 만한 연출입니다.


4. 초록종이리본 구역 '정글탕'

'종이거인 멍멍이'가 등장하는 부분. 세 갈래길에서 '쿠파 주니어'나 '올리비아'의 선택에 따르면 풀숲에서 종이거인 멍멍이가 갑자기 튀어나와 캐릭터들을 잡아먹는 듯한 게임오버 연출이 나옴. 해당 파트 통과 이후, '종이거인 멍멍이'가 추격하는 부분이 있는데 무서울 수 있음.


개인적으로는 공포게임이 생각나는 연출이었습니다.


또,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의 전투 시스템인 '360º 배틀'도 아이에 따라서는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360º 배틀'은 자유롭게 회전하거나 밀 수 있는(슬라이드) 링을 회전시켜 적들을 올바르게 정렬한 다음, 일렬 혹은 2x2로 놓인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나 아이템으로 일망타진해야 하는 전투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정렬'입니다. 링을 조작할 수 있는 횟수가 한정되어 있어 마구 돌리다가 우연히 맞춰지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정답을 맞히지 않아도 진행은 가능하지만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 전투의 난도가 높아지죠. 정답을 표시하는 기능, 정렬에 필요한 시간을 늘리는 기능, 정답을 맞춰주는 기능이 있긴 하지만 다량의 코인(게임 내 재화)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 전투마다 활용하는 것도 힘듭니다.


코인을 소모해 키노피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모한 코인의 양에 따라 퍼즐을 맞춰주는 것 외에도 아이템을 주거나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등 이로운 효과를 줍니다.


그래도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성취감은 꽤나 큽니다. 또, 처음 주어진 문제를 보고 정답 배열을 유추하는 공간 지각 능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이가 익숙해질 때까지 부모님들이 옆에서 차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권장합니다.


보스 배틀도 각 보스마다 다른 공략법이 필요하기에 어려울 수 있지만, 전투 시스템의 기본을 익혀 두고 있다면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아이가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는 만큼, 부모님이 미리 공략법을 숙지해두고 있다가 작은 힌트를 주는 식으로 도와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공략법은 해당 상황이나 보스의 성질에서 유추할 수 있어 작은 힌트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거든요.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닌텐도 스위치가 필요합니다. 조이콘 분리가 되지 않는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도 자이로 조작이 가능한 만큼, 종이손의 재미를 느끼는 데는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이외에는 게임의 모든 부분은 한국어화가 되어 있고, 게임에서 사용하는 어휘 수준도 어렵지 않기 때문에 한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아이라면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문의식 기자 / 

2012년 게임어바웃 입사 이후 계속 게임어바웃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취재 활동 외에도 엠게임 뉴스레터나 네이버캐스트 게임대백과에 기고하기도 했으며, 현재도 네이버 포스트 게임관 연재 작가로 활동도 겸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는 대전격투게임, 횡스크롤 액션 등의 액션 장르이며, 아동용 게임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순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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