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게임 개발자들의 고난 “인디 게임 : 더 무비” - 게임 잡학사전 (3)

2020-10-21


미국의 수영 천재인 마이클 펠프스는 올림픽에서만 총 2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웬만한 나라보다 더 많은 금메달을 혼자서 따낸 펠프스의 기록은 경이롭기만 하다. 하지만 펠프스가 이런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1년 365일 훈련에 몰두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4년에 한 번씩 TV 앞에 앉아 그가 세계신기록을 갈아 치우는 짧은 순간만을 지켜볼 뿐이다.


인디 게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인디 게임이 출시되면 많은 게이머들이 열광하지만, 그들은 개발자들이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바가 거의 없다.


“인디 게임 : 더 무비(Indie Game : The Movie)”는 게임에 묻혀 드러나지 않던 개발자들의 고통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감독은 브래이드(Braid)를 개발한 조너선 블로(Jonathan Blow), 슈퍼 밋보이(Super Meat Boy)를 개발한 에드먼드 맥밀렌(Edmund McMillen)과 토미 레펜스(Tommy Refenes), 페즈(Fez)를 개발한 필 피시(Phil Fish)를 순서대로 조명하며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Indie_Game:_The_Movie


영화에서는 인디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개발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매우 진솔하고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자금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게임을 완성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동료와의 법적 분쟁, 아내와의 갈등 등 게임 개발 과정에서 그들이 겪는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에드먼드가 돈이 없어서 외출조차 하지 못하고, 스스로 인슐린 주사를 놓는 장면이나 필 피시가 게임을 기다리는 사람들로부터 온갖 비난을 받고, 예전 동료와의 법적 분쟁 때문에 게임쇼에 참가하지 못할까봐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진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필 피시는 너무 심한 압박감 때문인지 게임을 완성하지 못하면 자살할 거라는 극단적인 발언조차 서슴지 않는다.


문제는 이렇게 공들여 게임을 완성해도 게이머들이 개발자의 의도를 충분히 알아주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조너선 블로는 브레이드에 대한 게임머들의 평가가 지극히 피상적이라는 사실 때문에 크게 낙담한다.


Fez cover art, designed by Bryan Lee O'Malley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런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인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일까?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기 위하여 인디 게임이라는 길을 선택했다고 분명히 얘기한다. 에드먼드는 대형 게임사에 입사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하고, 조너선은 매끄러운 상업적 작품을 만드는 것은 개인적으로 무엇을 창작한다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라고 강변한다. 결국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며,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그들은 게이머들이 자신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자신의 게임을 진정으로 이해해 줄 때 비소로 희열을 느낀다.


생물의 다양성은 생태계가 얼마나 건강한지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마찬가지로 바람직한 게임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형 게임사가 개발한 트리플에이급 게임뿐만 아니라 고집 센 장인들인 만든 인디 게임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자신만의 게임을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이병찬 변호사 /

실력은 엉망이지만 오랫동안 게임을 사랑해 온 변호사입니다. 비디오 게임이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관심이 많습니다. 보통 난이도로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