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액션롤플레잉 게임들은 이른바 스토리 엔딩을 봤다고 해서 게임의 의미가 그대로 멈추지는 않는다. 잘 짜여진 전투 플로우는 스토리와는 무관한, 성장과 클리어 그 자체로 주는 재미들을 가지고 있고 이는 최종 보스를 잡는다고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디아블로 2>를 생각해보면 편리하다. 최종보스인 디아블로나 바알을 잡았다고 해서 게임 플레이가 멈추는 것은 아니다. 일종의 다회차 플레이지만, 다음 플레이는 한층 높은 난이도 조건 하에서 이루어지며 플레이어로 하여금 또 한 번의 도전 앞에 서게끔 한다. 여기서 ‘아니, 바알 잡았는데 더 어렵게 또 잡으라니 말이 안된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바알을 잡고 엔딩을 봤건 아니건 간에 여전히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성장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이 가능성은 더욱 강한 적으로 구성된 보다 어려운 환경을 돌파할 때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별도의 서사 없이 그저 잘 짜여진 공격과 방어의 구성만으로도 충분히 캐릭터 장비를 맞추고 플레이어 컨트롤로 쏟아지는 적들의 공격 사이를 뚫고 나가는 장면을 만들어내며 게임을 완성시킬 수 있지 않을까? <테트리스>가 그랬던 것처럼 순전한 메카닉만으로도 게임은 완성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길게 논하기는 어렵지만, 게임 디자인이 복잡해지고 단순한 수치 데이터로서가 아닌 칼과 방패, 마법과 갑옷 같은 세계관에 의한 이해를 필요로 할수록 게임 플레이의 완성에는 게임 바깥의 것들이 더욱 요구된다.
<테트리스>의 블록 누적과 삭제 규칙이 추상적인 형태인 반면 <디아블로 2>에서 주인공이 검과 창, 활과 스태프를 휘두르는 것은 일면 사회적인 규칙과 기호의 세계 안에서 의미가 잡히는 형식이다. 추상적 규칙은 그 자체로 납득이 가능하지만, 칼을 휘두르는 주인공을 납득하기 위해서는 ‘왜 하필 칼인가?’와 같은 실제로는 묻지 않을 질문에 대한 답변이 가능한 배경이 필요해진다. 액션 롤플레잉이 분명 전투와 파밍, 성장이라는 부분에서 재미의 상당 부분을 만들어냄에도 불구하고 세계관과 설정, 그리고 심지어는 보스를 죽이는 것이 게임플레이에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스토리를 포함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 전투 메커닉이 어떤 맥락 하에 위치하는가를 이야기하기 위한 준필수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로그라이트 액션롤플레잉을 집중적으로 만들어 온 슈퍼자이언트 게임즈는 2020년 신작으로 <하데스>를 발표했다. 제목은 그리스 신화에서 저승을 관장하는 신의 이름을 땄지만, 실질적인 플레이어블 캐릭터이자 주인공은 하데스의 아들인 자그레우스다. 반항기 넘치는 10대로 그려지는 자그레우스는 저승의 따분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자신에게 알려지지 않은 생모 페르세포네와의 만남을 위해 늘상 탈출을 시도하지만, 책상 앞에서 저승의 행정업무를 보느라 바빠 보이는 하데스는 늘상 ‘허튼 생각 버려라’라고 호통치며 아들의 일탈에 혀를 차지만, 그렇다고 아들을 완전히 감금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 사라진 어머니의 숨겨진 비밀은 뜬금없게도 제4의 벽을 넘은 게임 속 내레이터의 설명을 통해 자그레우스에게 전달된다. 10대의 반항과 일탈이라는 테마는 게임의 시작과 이유를 이루는 구조이지만, 단순한 반항의 순환에 머물지 않음을 다회차 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게임의 골격은 자그레우스의 탈출 연대기다. 여섯 개의 무기 중 하나를 골라잡고 자그레우스는 지상세계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저승의 수호물들이 자그레우스의 앞길을 방해하는 험난한 모험에서 실패해 사망할 경우, 저승의 존재인 자그레우스는 사망과 함께 다시 하데스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 자그레우스의 탈출은 게임오버시 다시금 스틱스에 붙들려 하데스의 집으로 돌아오는 순환구조 안에서 연출된다.
이 과정은 무한히 반복되며, 플레이를 통해 얻은 정수나 보석 같은 아이템은 자그레우스의 방에서 캐릭터 스탯을 강화하는 데 사용되며 다음 회차 플레이에서의 난이도를 감소시키며 점진적인 플레이어 측의 숙련도 상향에 기여한다. 이 과정을 통해 플레이 시간이 누적될수록 탈출 성공의 가능성이 조금씩 올라가며 플레이어에게 클리어의 기댓값을 높이며 플레이의 이유를 붙들어맨다.
네 개의 저승 구역을 돌파하고 나면 최종 보스인 하데스를 만날 수 있다. 아들의 일탈을 막고자 직접 저승의 최종 문 앞을 막아선 하데스는 최종보스답게 강력하지만 충분한 숙련도와 파밍을 거쳤다면 못 뚫어낼 보스는 아니다. 최종보스를 물리치고 나면 자그레우스가 그토록 탈출하고자 했던 이유, 어머니 페르세포네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저승의 존재로 귀속된 자그레우스가 이승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 어머니를 만나도 몇 마디 못 나누고 바로 사망하며 다시금 하데스의 집으로 끌려들어 오게 된다.

* 최종보스인 하데스를 격파한다고 해도 저승의 존재인 자그레우스는 영원히 저승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좌절적인 순환구조는 그러나 완전히 고정된 것은 아니며, 나름의 방식을 통해 엔딩을 만들어낸다.
<하데스>의 게임적 성취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 게임의 구성과 내러티브를 절묘하게 엮어 내며 반복적인 회차 플레이에 일련의 타당성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는 부분이다. <하데스>에서의 반복 플레이는 저승 출신의 주인공이 이승에서는 오래 머물지 못한다는 신화 속의 설정을 차용하여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와야 하는 로그라이트의 설정을 서사적 측면과 부합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사라진 어머니를 찾아가는 여정은 숙명적으로 실패할 것임을 알지만, 반항적인 10대의 무모해 보이는 탈출의 도전 과정은 그 결과를 안다고 해도 멈추지 않는다. 필연적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탈출 서사의 설정은 로그라이트 특유의 다회차 플레이와 맞물리며 지속되는 성장과 플레이를 게임 텍스트 바깥의 영역에서 안으로 끌어들여오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단선적이고 일회적이기보다는 순환적으로 지속되는 자그레우스의 탈출 투쟁기는 그리스 신화라는 두터운 배경 설정의 적당한 차용과 변용을 통해 신화 자체를 새롭게 그려내는 면모 또한 보여준다.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페르세포네와 데메테르라는 저승의 왕/여왕이 갖는 관계는 ‘아들’이라는 주인공이 반항적인 모험을 펼치며 보여주는 가족 내의 분란과 화합이라는 테마로 다시 그려진다. 그리스 신화의 3대 주신이지만 올림포스 12신의 반열에는 들지 못하는 하데스의 독특한 위치는 게임 안에서 자그레우스의 탈출을 돕는 올림포스 12신의 조력을 ‘버프’라는 형태로 바꿔내고 그 조력과 하데스의 탈출 방지를 대립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 대사들을 통해 좀 더 디테일하게 그려진다.

* 올림포스의 12신들은 자그레우스의 저승 탈출을 돕기 위해 ‘신들의 은혜’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축복을 내리며, 아이템과 장비가 없는 이 게임에서 매 회차 안에서의 캐릭터 성장을 돕는 요소로 자리한다.
그리스 신화라는 방대하고 오래된 설정은 <하데스>에서 로그라이트라는 특유의 장르를 향해 분해되고 재조립되며 끝없는 모험의 이유와 배경을 만들어내며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마냥 무한순환할 것 같은 게임 구조는 대화와 상호작용, 스테이지 클리어의 누적에 따라 조금씩 이른바 ‘진엔딩’을 향하는 적층을 만들어내며 뻔한 신화로서가 아닌, 재해석된 새로운 이야기를 향한 흥미 또한 매끄럽게 엮어낸다. 신을 향해 파격적인 분노를 내뿜으며 그리스 신화의 게임적 변용에서 한자리를 차지했던 <갓 오브 워> 시리즈와 함께 <하데스> 또한 디지털매체의 장르성으로 다시 구성한 그리스 신화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사례로서 한자리를 차지할 듯하다.

이경혁 평론가 /
게임칼럼니스트, 평론가, 연구자.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박사과정. 디지털게임의 사회문화적 의미에 대해 연구하고 글 쓰고 말하고 있다.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 등의 저서,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 등의 방송과 기고 등을 통해 게임과 세상이 관계 맺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많은 액션롤플레잉 게임들은 이른바 스토리 엔딩을 봤다고 해서 게임의 의미가 그대로 멈추지는 않는다. 잘 짜여진 전투 플로우는 스토리와는 무관한, 성장과 클리어 그 자체로 주는 재미들을 가지고 있고 이는 최종 보스를 잡는다고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디아블로 2>를 생각해보면 편리하다. 최종보스인 디아블로나 바알을 잡았다고 해서 게임 플레이가 멈추는 것은 아니다. 일종의 다회차 플레이지만, 다음 플레이는 한층 높은 난이도 조건 하에서 이루어지며 플레이어로 하여금 또 한 번의 도전 앞에 서게끔 한다. 여기서 ‘아니, 바알 잡았는데 더 어렵게 또 잡으라니 말이 안된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바알을 잡고 엔딩을 봤건 아니건 간에 여전히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성장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이 가능성은 더욱 강한 적으로 구성된 보다 어려운 환경을 돌파할 때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별도의 서사 없이 그저 잘 짜여진 공격과 방어의 구성만으로도 충분히 캐릭터 장비를 맞추고 플레이어 컨트롤로 쏟아지는 적들의 공격 사이를 뚫고 나가는 장면을 만들어내며 게임을 완성시킬 수 있지 않을까? <테트리스>가 그랬던 것처럼 순전한 메카닉만으로도 게임은 완성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길게 논하기는 어렵지만, 게임 디자인이 복잡해지고 단순한 수치 데이터로서가 아닌 칼과 방패, 마법과 갑옷 같은 세계관에 의한 이해를 필요로 할수록 게임 플레이의 완성에는 게임 바깥의 것들이 더욱 요구된다.
<테트리스>의 블록 누적과 삭제 규칙이 추상적인 형태인 반면 <디아블로 2>에서 주인공이 검과 창, 활과 스태프를 휘두르는 것은 일면 사회적인 규칙과 기호의 세계 안에서 의미가 잡히는 형식이다. 추상적 규칙은 그 자체로 납득이 가능하지만, 칼을 휘두르는 주인공을 납득하기 위해서는 ‘왜 하필 칼인가?’와 같은 실제로는 묻지 않을 질문에 대한 답변이 가능한 배경이 필요해진다. 액션 롤플레잉이 분명 전투와 파밍, 성장이라는 부분에서 재미의 상당 부분을 만들어냄에도 불구하고 세계관과 설정, 그리고 심지어는 보스를 죽이는 것이 게임플레이에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스토리를 포함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 전투 메커닉이 어떤 맥락 하에 위치하는가를 이야기하기 위한 준필수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로그라이트 액션롤플레잉을 집중적으로 만들어 온 슈퍼자이언트 게임즈는 2020년 신작으로 <하데스>를 발표했다. 제목은 그리스 신화에서 저승을 관장하는 신의 이름을 땄지만, 실질적인 플레이어블 캐릭터이자 주인공은 하데스의 아들인 자그레우스다. 반항기 넘치는 10대로 그려지는 자그레우스는 저승의 따분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자신에게 알려지지 않은 생모 페르세포네와의 만남을 위해 늘상 탈출을 시도하지만, 책상 앞에서 저승의 행정업무를 보느라 바빠 보이는 하데스는 늘상 ‘허튼 생각 버려라’라고 호통치며 아들의 일탈에 혀를 차지만, 그렇다고 아들을 완전히 감금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 사라진 어머니의 숨겨진 비밀은 뜬금없게도 제4의 벽을 넘은 게임 속 내레이터의 설명을 통해 자그레우스에게 전달된다. 10대의 반항과 일탈이라는 테마는 게임의 시작과 이유를 이루는 구조이지만, 단순한 반항의 순환에 머물지 않음을 다회차 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게임의 골격은 자그레우스의 탈출 연대기다. 여섯 개의 무기 중 하나를 골라잡고 자그레우스는 지상세계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저승의 수호물들이 자그레우스의 앞길을 방해하는 험난한 모험에서 실패해 사망할 경우, 저승의 존재인 자그레우스는 사망과 함께 다시 하데스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 자그레우스의 탈출은 게임오버시 다시금 스틱스에 붙들려 하데스의 집으로 돌아오는 순환구조 안에서 연출된다.
이 과정은 무한히 반복되며, 플레이를 통해 얻은 정수나 보석 같은 아이템은 자그레우스의 방에서 캐릭터 스탯을 강화하는 데 사용되며 다음 회차 플레이에서의 난이도를 감소시키며 점진적인 플레이어 측의 숙련도 상향에 기여한다. 이 과정을 통해 플레이 시간이 누적될수록 탈출 성공의 가능성이 조금씩 올라가며 플레이어에게 클리어의 기댓값을 높이며 플레이의 이유를 붙들어맨다.
네 개의 저승 구역을 돌파하고 나면 최종 보스인 하데스를 만날 수 있다. 아들의 일탈을 막고자 직접 저승의 최종 문 앞을 막아선 하데스는 최종보스답게 강력하지만 충분한 숙련도와 파밍을 거쳤다면 못 뚫어낼 보스는 아니다. 최종보스를 물리치고 나면 자그레우스가 그토록 탈출하고자 했던 이유, 어머니 페르세포네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저승의 존재로 귀속된 자그레우스가 이승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 어머니를 만나도 몇 마디 못 나누고 바로 사망하며 다시금 하데스의 집으로 끌려들어 오게 된다.
* 최종보스인 하데스를 격파한다고 해도 저승의 존재인 자그레우스는 영원히 저승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좌절적인 순환구조는 그러나 완전히 고정된 것은 아니며, 나름의 방식을 통해 엔딩을 만들어낸다.
<하데스>의 게임적 성취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 게임의 구성과 내러티브를 절묘하게 엮어 내며 반복적인 회차 플레이에 일련의 타당성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는 부분이다. <하데스>에서의 반복 플레이는 저승 출신의 주인공이 이승에서는 오래 머물지 못한다는 신화 속의 설정을 차용하여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와야 하는 로그라이트의 설정을 서사적 측면과 부합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사라진 어머니를 찾아가는 여정은 숙명적으로 실패할 것임을 알지만, 반항적인 10대의 무모해 보이는 탈출의 도전 과정은 그 결과를 안다고 해도 멈추지 않는다. 필연적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탈출 서사의 설정은 로그라이트 특유의 다회차 플레이와 맞물리며 지속되는 성장과 플레이를 게임 텍스트 바깥의 영역에서 안으로 끌어들여오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단선적이고 일회적이기보다는 순환적으로 지속되는 자그레우스의 탈출 투쟁기는 그리스 신화라는 두터운 배경 설정의 적당한 차용과 변용을 통해 신화 자체를 새롭게 그려내는 면모 또한 보여준다.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페르세포네와 데메테르라는 저승의 왕/여왕이 갖는 관계는 ‘아들’이라는 주인공이 반항적인 모험을 펼치며 보여주는 가족 내의 분란과 화합이라는 테마로 다시 그려진다. 그리스 신화의 3대 주신이지만 올림포스 12신의 반열에는 들지 못하는 하데스의 독특한 위치는 게임 안에서 자그레우스의 탈출을 돕는 올림포스 12신의 조력을 ‘버프’라는 형태로 바꿔내고 그 조력과 하데스의 탈출 방지를 대립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 대사들을 통해 좀 더 디테일하게 그려진다.
* 올림포스의 12신들은 자그레우스의 저승 탈출을 돕기 위해 ‘신들의 은혜’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축복을 내리며, 아이템과 장비가 없는 이 게임에서 매 회차 안에서의 캐릭터 성장을 돕는 요소로 자리한다.
그리스 신화라는 방대하고 오래된 설정은 <하데스>에서 로그라이트라는 특유의 장르를 향해 분해되고 재조립되며 끝없는 모험의 이유와 배경을 만들어내며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마냥 무한순환할 것 같은 게임 구조는 대화와 상호작용, 스테이지 클리어의 누적에 따라 조금씩 이른바 ‘진엔딩’을 향하는 적층을 만들어내며 뻔한 신화로서가 아닌, 재해석된 새로운 이야기를 향한 흥미 또한 매끄럽게 엮어낸다. 신을 향해 파격적인 분노를 내뿜으며 그리스 신화의 게임적 변용에서 한자리를 차지했던 <갓 오브 워> 시리즈와 함께 <하데스> 또한 디지털매체의 장르성으로 다시 구성한 그리스 신화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사례로서 한자리를 차지할 듯하다.
이경혁 평론가 /
게임칼럼니스트, 평론가, 연구자.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박사과정. 디지털게임의 사회문화적 의미에 대해 연구하고 글 쓰고 말하고 있다.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 등의 저서,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 등의 방송과 기고 등을 통해 게임과 세상이 관계 맺는 방식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