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TORY] 게임과 성차 (下) - 게임으로 본 사회심리학

2022-05-23


 

레너드 삭스(Leonard Sax, 2005)가 소개한 고리던지기 실험을 보면, 놀이에서 성차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지 알 수 있다. 20대 대학생을 대상으로 바닥에 막대기를 세워놓고 똑같은 크기의 고리를 0.3, 0.6, 1.5, 3, 4.5, 6 미터 등 6개 거리가 다른 위치에서 던지는 게임이다. 연습상황에서 아무 곳에서나 고리를 던질 수 있게 했다. 그랬더니 대부분 여학생들은 성공확률이 높은 가까운 거리인 0.3 ~ 0.6미터 지점에서 고리를 던졌다. 반면 남학생들은 성공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3~ 4.5미터 거리에서 던졌다. 본격적인 실험에서 이들의 고리던지기를 지켜보는 사람이 등장한다. 이때 여학생들은 지켜보기 전과 후가 차이가 없었다. 반면 남학생들은 달랐다. 다른 사람 특히 다른 남자들이 처다보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먼 곳에서 던지는 모험적 전환이 일어났다. 연습 때 1.5미터에서 고리던지던 남학생은 3미터로, 3미터에서 던지던 학생은 4.5미터로 더 멀리서 고리던지기를 시도한 것이다. 이런 행동 변화에 대한 설명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겁쟁이’로 인식되는 것이 싫기 때문이라고 보고하였다.


남자아이들이 위험스러운 행동과 과격한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용감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약하다는 것을 감추기 위함이었다. 수컷 공작새의 꼬리가 화려하게 진화한 이유가 천적의 눈에 잘 띄는 핸디캡이 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동료들과 경쟁에서 이기고 이성에게 더 멋지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진화심리학적 설명과도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매년 조사하는 게임과몰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과몰입군은 남학생들이 또래 여학생들에 비해 2.5배 가량 많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 게임과몰입 실태조사’ 보고서 p.18

 

이런 결과는 이전부터 유사한 패턴을 유지해왔다. 게임을 한다는 것에서도 일관되게 성차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과몰입 대응에 대한 접근은 남학생과 여학생의 특성에 대한 접근은 찾아보기 어렵다. 똑같이 음악치료, 체육치료법으로 접근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음악치료에서 남학생들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앞서 소개한 청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남자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게임을 통해서 조상들로부터 전해져 온 성적 특성(구체적으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특성)들이 발현되고 있다는 점을 이제는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때다. 선생님이나 부모가 남자아이들이 과도한 게임행동을 나무라며 못하게 막을수록 억울함만 쌓이고, 자신을 증명해보이고 싶은 반발심은 더욱 커져 만 갈 뿐이다. 이런 점에서 게임의 이해에 앞서 아들과 남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게임에 열광하는 아들과 남편이 걱정스러운 엄마와 아내라면 말이다.


[W.STORY] 게임과 성차 (上) - 게임으로 본 사회심리학





이장주 소장 /


평범한 사람들이 더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게임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문화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서: <게임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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