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TORY] 게임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 - 게임이 있는 교실

2023-05-22


학생 때 가장 좋았던 것을 묻는다면 방학이 빠질 수 없다. 옛날이나 요즘이나 아이들에게 방학을 기다리는 마음은 똑같아서, 방학이 가까워오면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들뜬다. 방학 때 무얼 하며 지낼 것이냐고 물으니, 대답은 한결같다. 그동안 못했던 게임을 실컷 하고 싶다는 것이다. 학기 중에도 게임은 많이 했잖니 하고 되물으니 부족했단다. 더 많이 했어야 했고 이번 방학에 꼭 많이 하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아이들은 게임을 ‘하는 것’만이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언가를 즐기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여러 감각을 활용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길 때, 우리의 삶은 한층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 이런 점을 같이 생각해 보려고 “게임을 즐기는 방법에는 게임을 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란다”라고 운을 떼고, 게임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같이 알아봤다.


국내 최대 게임 행사인 G-STAR

 


먼저 게임 페스티벌이다. 우리나라에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게임 행사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G-STAR’, ‘PlayX4’ 등이 있다. G-STAR의 경우 명실상부 국내 최대의 게임 행사로서, 국내외 많은 대형 게임 개발사들이 참가하여 개발 중인 게임을 소개하거나, 게임 체험 행사 및 경품 행사 등을 갖는다. 또한 크리에이터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어 인지도 높은 크리에이터들의 행사 시간에는 행사장이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게임 행사 외에도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행사들도 있다. 2022년 7월에는 한강공원 세빛섬에서 ‘원신 2022 여름 축제’가, 8월에는 잠실에서 ‘포켓몬 페스티벌’이 열렸다. 게임 페스티벌은 해당 게임을 즐기지 않아도 축제 분위기 속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국산 게임OST를 만날 수 있었던 아이머게이머 콘서트

 


다음은 게임 음악회다. 2001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최된 게임 음악회는 해마다 다양한 게임을 주제로 꾸준히 개최되어왔다. ‘스타크래프트 라이브 콘서트’는 매해 소식을 들을 수 있고, 2020년에는 게임의 선한 영향력을 함께 나누는 ‘아이머게이머 콘서트’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그리고 2022년 9월에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진행하는 게임 음악회 ‘리니지’가 진행되었다. 게임과 영화, 드라마 OST를 함께 묶어 연주하는 음악회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음악회에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 OST로 음악회를 시작하는 모습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2차 창작 활동을 적극 장려하는 게임사도 있다. 이미지는 넥슨의 네코제 홍보 영상 중 일부

 


또 다른 방법으로는 게임과 관련한 2차 창작물을 만들고, 공유하며 즐기는 방법이 있다. 오늘날은 기술의 발전으로 창작에 대한 문턱이 많이 낮아져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누구나 쉽게 2차 창작물을 제작할 수 있다. 또한 서로의 창작물을 나누기도 쉬워서, 2차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인 커뮤니티 사이트도 쉽게 찾을 수 있고, 팬들 사이에서 인정받은 우수한 퀄리티의 2차 창작물은 원작에 영향을 끼칠 만큼 2차 창작 활동은 활성화되어 있다.

  

 수익금으로 기부활동도 하는 게임사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관련 굿즈



또한 생활 속에서 다양한 굿즈들을 통해 즐기는 방법이 있다. 굿즈는 프라모델, 피규어부터 열쇠고리, 쿠션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 캐릭터들의 특징을 잘 살린 기발한 굿즈를 보면 하나쯤 갖고 싶은 생각이 들고, 생활 속에서 문득 눈에 들어올 때마다 기분을 환기시키기도 한다. 한 게임회사는 굿즈 수익금으로 사회 공헌 활동도 하고 있어 굿즈 구매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의 기쁨도 함께 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들을 살펴본 후에 반응을 살펴봤다. 쉬는 시간이나 미술 시간을 이용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를 그리던 아이들은 내심 자랑스러운 눈치다. 자기가 평소에 하던 활동이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음악회의 경우는 적잖이 놀라는 듯했다. 음악회는 가수들과 클래식, 전통음악만 연주할 수 있는 줄로만 알았다며 공연장에서 게임 음악을 듣는다면 너무도 신나는 일이 될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


이 정도면 즐기는 방법에 대해 다양하게 알아봤다, 싶을 즈음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게임을 하는 쪽이 되고 싶니, 즐기는 쪽이 되고 싶니?” “하면서 즐기는 쪽이요!”. 역시 아이들은 똑똑하다. 두 가지를 다 선택할 줄이야. 우문현답(愚問賢答)의 순간이었다.





박태호 / 교사

 

매일 아이들과 씨름하는 초등교사. 한국교원대학교 초등미술교육 박사 수료. 미디어를 교육 현장에 활용하고자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으며,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를 이해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게임을 ‘즐길 줄 아는’ 역량을 길러주고자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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