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4)

2021-04-30





최근에 넥슨이 진행한 자사의 행사인 네코제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그중 한 코너로 보더리스란 제목으로 게임업계 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명사들이 모여 게임을 주제로 하는 좌담회가 있었는데, 각자의 게임 경험을 각자의 자리에서 풀어내서 의미도 좋았고, 내용도 좋았다. 이러한 기회는 많이 부족한 편이라 이러한 자리가 만들어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이번 좌담회인 보더리스는 넥슨이 꾸준히 진행해온 전시회의 연장선에 있어 내용적으로도 좋은 시간이었다.


그런데 SNS에서는 다른 곳에서 이슈가 터졌다. 좌담에 참가한 유명 게임스트리머가 이은석 개발자가 과거에 개발한 화이트데이를 언급하면서 "덕분에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라는 농담을 한 것이 이슈가 되면서 SNS에서 이은석 개발자 본인이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해명하는 상황까지 일어났다. 해당 스트리머가 과거에 예전에 불법복제로 이유로 사과했던 일과, 일본 게임사와 저작권 문제로 유튜브에서 영상이 내려가는 이슈가 있었기도 했고 화이트데이라는 게임 자체가 한국에서 불법복제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징적인 게임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패치의 다운로드 숫자가 게임 판매량의 10배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불법복제를 한 이용자를 고소했다는 이유로 불매운동이 일어나던 시기이기도 했다.



"게임 크리에이터"라는 호칭 문제도 있었다. 유튜브는 공식적으로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스트리머를 "크리에이터"라 칭하는데, 채널 이름 뒤에 크리에이터라는 단어를 붙이고는 했다. 문제는 유튜브가 Gaming 채널을 게임 채널로 번역하면서 게임 크리에이터란 호칭을 사용했고, 해당 단어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와서 게임 개발자를 지칭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충돌을 일으켰다. 이 사람들이 재밌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콘텐츠로 만든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게임을 만드는 건가? 라는 의문이 있었고,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 크리에이터란 단어의 사용에 부정적이었다. 이 사람들이 게임으로 돈을 번다는데 게임 개발자들한테는 이득이 오는가?라는 질문이 예전부터 있어왔었다. 마치 도서대여점과 출판사의 관계와 흡사한데, 게임 회사에서 스트리밍을 금지한 게임들도 지침을 무시하고 방송하는 스트리머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같은 스토리 중심의 게임들은 스트리밍을 통해 게임을 다 봐버리면 게임의 구매 요인이 거의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스토리 중심의 게임들은 전체 게임이 모두 영상을 통해 공개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고 배틀 그라운드 같은 온라인 게임은 그 성공 요인중 하나를 스트리밍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할 만큼 온라인 게임이나 대전 게임같이 한판 단위로 게임이 크게 변하는 게임들은 스트리밍을 장려하기도 한다.

 

스트리머 시장이 커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시장의 크기가 작다면 대부분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기엔 시장이 너무 커졌다. 반대로 게임의 흥행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인디게임이 얼마 팔리지 않았지만 해당 인디게임을 플레이하는 스트리머는 그것으로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는 게 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게임 스트리밍이 더 이상 음지에 있을 수는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진 상태에서 현재로선 스트리머들이 게임에 무임승차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트리머들은 자신들의 실황 방송이 게임의 홍보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게임의 성공 요인을 스트리머들의 방송에서 찾는 경우도 있다. 게임 실황이 게임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반대로 게임 실황이 게임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도 있다. 문제는 다 주장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스트리머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 시장 규모라 2조원이 될 때까지 이렇다 할 분석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행히도 요즘은 게임 스트리머들 모두 정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게임의 가격은 그 이용에 대한 가격이지 중계권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게임 실황은 회색 지대에 존재하는 셈이다.

 

스트리머들도 일정 수익을 게임에 나눌 생각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 비율을 회사에서 정하면 당연히 반발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논의에서 빠진 주체가 있다. 게임 회사가 게임을 만들고 게임 크리에이터가 그것을 가져다가 수익을 만들어서 가장 큰 이득을 얻는 주체는 어딜까. 바로 동영상 플랫폼이다. 동영상 플랫폼은 스트리머들이 게임 하나에만 지불한 금액으로 사람들을 모았을 때 그것을 통하여 막대한 광고 수익을 얻는다. 그리고 이러한 논란에선 뒷짐을 진채 외면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미 유튜브에서는 음악을 찾아 원저작권자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많은 유튜브 게임 플레이 영상 밑에는 어떤 게임인지 태그가 달려있고, 유튜브가 의지만 있다면, 게임의 원저작자가 자신의 게임이 유튜브에서 어떻게 유통되는지 알려줄 수 있다. 플랫폼이 하지 않는 것은 그것으로 자신들이 얻는 어드밴티지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스트리밍 산업이 성장하고 유명 게임 스트리머가 늘어나면서 게임 스트리머는 예능인이자 게임을 잘 알고 이야기할 수 있는 스피커로 사회에서 자리 잡았다. 각종 게임 관련 행사에서 사회자나 진행자로 호출되는 것이 개그맨이나 다른 연예인이었다면 지금은 게임 스트리머 역시 그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게 시장이 커가는 동안 이러한 중계료에 대한 논의는 진전이 없었다. 언제까지 회색 지대에서 과실만 취할 수는 없다.



오영욱 게임개발자겸 게임역사연구가 /

2006년 던전앤파이터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 경력을 시작해서 각종 온라인게임, 소셜게임, 모바일게임 개발. 소셜게임디자인의 법칙 공역, 한국게임의 역사 공저, 81년생 마리오 공저, NDC, KGC등에서 한국게임의 역사 및 게임 개발 관련 강의, 게임개발과 게임역사 및 아카이브에 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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